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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받아서 주식 사는 게 정말 위험한 걸까요? 집 살 때 대출 끼는 건 당연하다고 하면서 주식엔 왜 그 잣대가 달라지는 걸까요. 2억 원 조금 넘는 돈으로 파이어를 선언하고, 지금은 순자산 9억 원에 월 배당금 400~500만 원을 받는 투자자가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이것저것 사보는 백화점 투자를 하고 있었는데, 이 분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제가 얼마나 아무 기준 없이 투자하고 있었는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2억으로 파이어가 가능한가 — 현금흐름의 설계
처음 파이어를 선언했을 때의 투자 원금은 2억 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걸 들었을 때 솔직히 제 첫 반응은 "그게 가능한 얘기야?"였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인 전략을 들으니 단순히 배짱으로 한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핵심은 캐시플로(Cash Flow), 즉 현금흐름의 설계였습니다. 여기서 캐시플로란 매달 혹은 매 분기 일정하게 들어오는 수입의 흐름을 뜻하는데, 직장 월급이 아니라 자산 자체가 벌어다 주는 돈을 말합니다. 주식 배당금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현금흐름이 생활비를 넘어서는 순간, 이론적으로는 노동 소득이 없어도 생활이 가능해집니다.
실제로 이분은 파이어 초기 월 생활비를 100만 원 이하로 잡았고, 치앙마이나 베트남 같은 물가가 저렴한 나라에서 거주하는 전략을 병행했습니다. 해외에서 3개월 이상 체류하면 건강보험료가 면제되는 제도를 활용한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지출 구조를 극단적으로 낮추면 필요한 배당 수익의 기준치도 낮아진다는 발상입니다. 저는 이걸 보면서 파이어가 단순히 "돈을 많이 모으는 것"이 아니라 "지출과 수입의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의 문제라는 걸 처음으로 체감했습니다.
- 파이어 초기 투자 원금: 약 2억 원
- 초기 월 배당금 목표: 약 200만 원
- 생활비 상한선: 월 150만 원 이하 (초기 목표는 100만 원 이하)
- 해외 장기 체류로 건강보험료 절감 전략 병행
집중투자가 분산투자보다 나은 경우가 있다
분산투자가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한때 그렇게 생각했고, ETF 여러 개를 사놓으면 마음이 편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분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조금 흔들렸습니다.
현재 포트폴리오 구성은 현대차 우선주 63.2%, 현대차 보통주 12.3%, 금융 고배당 은행 ETF 16.5%, 은행 고배당 ETF 5.7%, KB금융 1.8%입니다. 사실상 자동차 섹터와 은행 섹터 두 곳에만 집중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포트폴리오는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분은 "가장 좋은 종목이 있는데 왜 다섯 번째로 좋은 종목에도 투자해야 하냐"는 워렌 버핏의 관점을 따릅니다.
여기서 집중투자란 확신이 높은 소수의 종목에 포트폴리오 비중을 크게 배분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이 방식은 확신이 없을 때 쓰면 도박이 되지만, 철저한 분석과 명확한 기준이 뒤따를 때는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도 평생 집중투자를 고수했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출처: Berkshire Hathaway 주주서한).
제가 지금 하고 있는 백화점 투자, 즉 아무 기준 없이 이것저것 담는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왜 이 종목인가"에 대한 답이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확신 없이 분산하는 건 리스크 관리가 아니라 그냥 결정을 미루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당주를 고른 이유 — 이머징 마켓 사이클을 읽다
2024년은 국내 주식이 유독 힘들었던 시기입니다.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까지 돌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이분은 오히려 그 시기에 국내 배당주에 집중했습니다. 단순한 고집이 아니라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 사이클에 대한 나름의 해석이 있었습니다. 이머징 마켓이란 한국, 베트남, 인도 등 신흥국 시장을 통칭하는 말로,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 비해 변동성은 크지만 상승 여력도 높은 시장을 의미합니다.
90년대 IT 버블 당시 미국 시장이 고평가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이머징 마켓이 뒤따라 급등했던 패턴이 있습니다. 이분은 AI 기술 호황으로 미국 시장이 다시 고평가 구간에 진입하는 지금, 비슷한 사이클이 반복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실제로 코스피는 10년 이상 박스권에 머물렀고, 밸류업(Value-up) 정책의 영향으로 현대차, 은행주를 중심으로 급등이 나온 것이 그 신호일 수 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밸류업이란 기업이 주주환원을 강화해 주가 저평가를 해소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으로, 일본에서 먼저 도요타와 3대 메가뱅크 주가를 끌어올린 선례가 있습니다.
그리고 배당주(Dividend Stock)를 선택한 이유도 명확합니다. 배당주란 기업 이익의 일부를 현금으로 주주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주식을 말합니다.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배당금은 꼬박꼬박 들어오기 때문에, 하락장에서도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현대차와 주요 은행들이 2023년부터 반기 배당에서 분기 배당으로 전환하면서 현금흐름의 빈도 자체가 높아진 점도 배당 투자의 실효성을 높였습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일수록 장기 주가 안정성이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대출 투자, 무조건 나쁜 걸까 — 그 경계선
대출을 받아 주식을 산다고 하면 대부분 먼저 고개를 젓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분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그 판단이 조금 복잡해졌습니다. 이분은 처음 투자를 시작한 계기가 어머니와 함께 낸 전 재산으로 화장품 가게를 열었다가 망한 경험이었습니다. 일은 하는데 돈은 안 벌리고, 빚은 쌓이는 상황에서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그냥 굶어 죽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레버리지(Leverage) 투자란 자기 자본 외에 차입금을 더해 투자 규모를 키우는 방식입니다. 수익이 나면 그 이상으로 크게 벌지만, 손실이 나면 빚까지 떠안는 구조입니다. 이분도 당시를 두고 "해선 안 되는 방법이었다"고 직접 말합니다. 다행히 자산이 남았다고 했지만, 그 선택이 좋은 결말로 끝난 건 상당 부분 운이었다고 저는 봅니다.
지금 이분이 대출을 활용하는 방식은 초기와는 결이 다릅니다. 대출 이자를 커버드 콜(Covered Call) 전략으로 충당하고, 대출 상환 시점을 계산해 배당 수익과 상쇄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커버드 콜이란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콜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 수익을 얻는 전략으로, 주가 상승폭이 제한되는 대신 꾸준한 현금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이처럼 명확한 출구 전략과 상환 계획이 있는 레버리지는, 아무 기준 없이 빌려서 묻어두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출 투자를 권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주식은 잃어도 생활이 가능한 돈으로 시작하는 것이 원칙이고, 그 선을 넘는 순간부터는 심리적 손실이 수익보다 먼저 옵니다. 저 자신에게도 가장 하고 싶은 말이라 한 번 더 씁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현대차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좋은 이유가 뭔가요?
A. 우선주(Preferred Stock)란 보통주보다 배당을 우선적으로 받는 권리가 있는 주식을 말합니다. 통상 보통주보다 배당 수익률이 높고, 가격 자체는 보통주보다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 배당 투자자에게 유리한 구조를 가집니다. 다만 의결권이 없다는 점은 투자 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단정하기보다는 배당 수익률을 우선시하는 투자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는 시각이 맞을 것 같습니다.
Q. 2억 원으로 파이어가 진짜 가능한가요?
A. 투자 원금 2억 원만으로는 쉽지 않다고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이분도 초기에는 치앙마이나 베트남 등 물가가 저렴한 나라에서 거주하며 생활비를 월 100만 원 이하로 극단적으로 낮추는 전략을 병행했습니다. 배당금 자체가 크지 않아도 지출 구조를 함께 설계한다면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이를 일반적인 생활 수준에 그대로 대입하기는 어렵습니다.
Q. 국내 주식 배당 투자,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나요?
A. 늦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진입 시점에 따라 배당 수익률과 매수 단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는 현재 배당 수익률과 기업의 배당 지속성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밸류업 정책 이후 주가가 이미 상당 부분 오른 종목들도 있으므로, 충분한 학습 없이 진입하면 고점 매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Q. 분산투자가 아니라 집중투자를 해도 되나요?
A. 집중투자가 분산투자보다 우월하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게 전적으로 "얼마나 해당 종목을 깊이 이해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한 분석 없이 집중투자를 하면 리스크가 극도로 높아지고, 반대로 확신이 있는 소수 종목에 집중하는 건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본인의 이해도에 솔직하게 판단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결론
이분의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제가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신념은 공부에서 나온다"는 겁니다. 집중투자도, 대출 활용도, 이머징 마켓 사이클 판단도 — 다 어느 날 갑자기 생긴 확신이 아니라 오랜 경험과 학습의 결과였습니다. 제가 지금 백화점 투자를 하고 있는 건 솔직히 아직 그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코스피 낙폭이 심상치 않던데, 이럴 때일수록 공부 없이 버티는 건 한계가 있다는 걸 몸으로 느낍니다. 주식을 할 거라면 잃지 않기 위해 공부해야 하고, 그 공부가 싫다면 원금 보장이 되는 저축 상품을 먼저 알아보시는 것이 맞습니다. 이건 남이 아닌 저 자신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