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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이후 제 증권 앱은 하루가 멀다 하고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국내 뉴스에는 아무 이유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직접 찾아보니 이유는 단 하나, 미국-이란 전쟁이었습니다. 이 전쟁이 왜 시작됐고 왜 쉽게 끝나지 않는지, 그리고 그게 왜 제 주식 계좌를 흔드는지 — 그 연결고리를 파고들다 보니 트럼프라는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트럼프가 정말 노리는 것
주식을 좀 한다는 사람이 국제 정세를 모른다면 반쪽짜리입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그게 맞더군요.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아무 이유 없이 출렁이는 날이 잦았는데, 원인은 항상 중동이었습니다. 고유가 시대가 지속되면서 물가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고, 그게 주가에 직격탄이 됩니다. 이게 실제로 제 계좌에서 일어나는 일이었습니다.
이 전쟁의 핵심 지형은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입니다. 여기서 호르무즈 해협이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너비 약 33~97km의 좁은 수로로, 전 세계 원유 해상 교역량의 약 20%가 이 곳을 통과합니다(출처: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이 길목이 막히면 유가가 폭등하고, 유가가 폭등하면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립니다. 트럼프가 이 해협을 탐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트럼프는 사업가입니다. 제 눈엔 정치도 사업의 연장으로 보는 사람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한다는 건 세계 에너지 패권의 통행세를 쥔다는 의미입니다. 관세로 돈을 버는 것과 같은 논리입니다. 실제로 미국이 이란의 키시(Kish) 섬 일대를 집중 타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키시 섬이란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 위치한 이란령 섬으로, 이 섬을 누가 관리하느냐에 따라 해협 통행의 주도권이 달라집니다. 패권 장악의 핵심 거점인 셈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해협에 이란이 지뢰를 부설하고 있다는 정황이 미국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란이 지뢰를 뿌리지 않았다"고 했지만, 동시에 나토(NATO) 소해 전력, 즉 바닷속 기뢰를 제거하는 전문 해군 부대를 이 지역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나토란 북대서양조약기구로, 미국을 포함한 32개 회원국의 집단 안보 체제를 말합니다. 이 전쟁을 다자 전쟁으로 확대하려는 포석처럼 읽힙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엔 미국이 빠르게 이란을 굴복시키고 끝낼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직접 자료를 들여다보니 상황이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고, 오히려 다른 걸프 국가들에도 개입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고 있습니다. 두바이 사업가들이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비판하기 시작했다는 것도 심상치 않은 신호입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기업가가 외교 사안에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다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 전쟁이 주가에 미치는 경로
중동 전쟁이 국내 증시를 흔드는 구체적인 경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 원유 공급 불안 → 국제유가 상승 → 국내 물가 자극
- 고유가 지속 → 인플레이션 우려 재점화 → 각국 중앙은행 금리 인하 지연
- 아랍에미리트 등 걸프 자본 이탈 → 글로벌 유동성 축소 → 신흥국 증시 동반 약세
- 이란 핵개발 재개 우려 →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 → 안전자산 선호 강화
이란의 순교 정신, 왜 쉽게 무릎 꿇지 않나
제가 처음 이 전쟁을 접했을 때 솔직히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지도부만 제거하면 끝나는 거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베네수엘라처럼 지도자가 제거되면 금방 무너질 거라 봤습니다. 그런데 이란은 달랐습니다.
이란은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문명국가입니다. 왕조가 바뀌고 정권이 교체돼도 이란이라는 문명 자체는 이어져 왔습니다. 그 안에는 《샤나메(Shahnameh)》와 같은 수백 년 된 고전 문학과 제국 경영의 노하우가 살아 있습니다. 여기서 《샤나메》란 11세기 시인 피르다우시가 쓴 이란의 국민 서사시로, 수십 개의 왕조를 거치면서도 이란 민족의 정체성을 지탱해 온 텍스트입니다. 단순히 정권을 갈아치운다고 해서 이 정체성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더 중요한 건 시아파(Shia Islam) 특유의 순교 정신입니다. 시아파란 이슬람의 두 주요 분파 중 하나로, 예언자 무함마드의 손자 후세인(Hussein ibn Ali)이 680년 카르발라(Karbala) 전투에서 비극적으로 순교한 사건을 신앙의 중심축으로 삼는 종파입니다. 이란은 시아파 인구가 전체의 약 90~95%에 달합니다(출처: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이 순교 서사가 무서운 이유는 외부에서 세뇌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수백 년간 자발적으로 계승돼 온 집단 감정입니다. 외부 세력이 침략했을 때 "우리도 후세인처럼 끝까지 싸우겠다"는 정서가 자연스럽게 발동됩니다. 이걸 군사력만으로 꺾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란의 권력 공백 문제가 있습니다.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Ali Khamenei) 사후, 그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Mojtaba Khamenei)가 후계자로 선출됐다고 알려졌지만 아직 공개 석상에서 생존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하메네이가 생전에 핵 개발을 금지하는 종교적 법령, 즉 파트와(Fatwa)를 발령했다는 겁니다. 파트와란 이슬람 법학자가 종교적 권위를 바탕으로 내리는 법적 결정으로, 최고지도자의 것은 국가 정책을 사실상 구속합니다. 그런데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이 파트와도 무효가 됐습니다. 이란의 핵 개발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사라진 것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조적 공백이 생기면 시장은 즉각 반응합니다. 이란 핵개발 재개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중동 지정학 리스크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솟을 것입니다. 전쟁 전보다 지금 이란이 미국에 더 위험한 존재가 된 아이러니, 이게 현재 상황의 본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미국-이란 전쟁이 국내 주가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나요?
A. 직접 겪어보니 영향이 생각보다 빠르게 옵니다.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커지면 국제유가가 오르고, 유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살아나 금리 인하 기대가 꺾입니다. 이 흐름이 국내 증시에도 수일 내로 전달되는 구조입니다. 국내 뉴스만 보다가 이유 모를 하락을 맞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Q. 이란이 쉽게 항복하지 않는 이유가 뭔가요?
A. 시아파 특유의 순교 정신과 수천 년 문명의 정체성이 배경에 있습니다. 정권이 아니라 민족 자체가 외부 침략에 저항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게 과장이 아니라고 봅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처럼 나라가 망해도 권력만 유지되면 된다는 논리가 작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Q. 트럼프가 호르무즈 해협에 집착하는 이유가 뭔가요?
A. 전 세계 원유 해상 교역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합니다. 이 길목을 장악하면 에너지 패권의 통행료를 사실상 쥐는 구조입니다. 트럼프식 사고방식, 즉 나라 살림도 수익을 내는 사업으로 보는 시각에서 이 해협은 가장 매력적인 자산인 셈입니다.
Q. 이란 핵개발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나요?
A. 하메네이가 생전에 핵 개발을 금지하는 종교적 법령인 파트와를 발령해 이를 억제하고 있었는데, 그가 사망하면서 이 법령도 효력을 잃었습니다. 제도적으로 핵 개발을 막을 장치가 사라진 셈이라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이 변수가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지금보다 훨씬 큰 충격이 올 수 있습니다.
Q. 사우디아라비아는 왜 이 전쟁에 개입하지 않나요?
A. 이란이 후티 반군(Houthi rebels)이라는 카드를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후티 반군이란 예멘에 기반을 둔 이란 지원 무장세력으로, 사우디의 석유 시설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여기에 개입했다가 후티 반군까지 전면 가동되면 걸프 국가 전체가 피해를 보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어 사우디는 신중하게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
이 전쟁을 들여다보면서 제가 느낀 건 하나입니다. 사업가가 정치를 할 때의 단점이 정확히 여기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수익과 손실로 계산하면, 돈으로 계산되지 않는 것들 — 민족의 자존심, 천 년의 신앙, 순교의 서사 — 이 변수에서 빠집니다. 트럼프가 "무조건 이긴다"고 말하는 건 자신감이 아니라 오판일 수 있습니다.
주식을 하는 분이라면 이 전쟁의 향방을 그냥 넘겨서는 안 됩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거나, 이란 핵개발이 현실화되거나, 나토가 개입하는 순간 시장이 반응하는 속도는 생각보다 훨씬 빠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지정학 리스크는 뉴스보다 주가가 먼저 알려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당장 뚜렷한 결론은 없지만, 지켜봐야 할 변수가 무엇인지는 분명해졌습니다.